
홀덤펍에서 초보 시절, 나는 버튼에 앉아 약한 패가 오면 그냥 폴드했다. "쓰레기 패니까 접는 게 맞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옆에 앉은 고수는 앞이 다 죽으면 버튼에서 거의 매번 레이즈를 했다. 대부분 상대가 접었고, 그는 플랍도 보지 않고 블라인드를 계속 챙겨갔다.
그게 블라인드 스틸이었다. 앞이 전부 폴드한 순간, 테이블 한가운데 놓인 블라인드는 "이길 자신 있는 사람이 가져가라"고 놓인 공짜 데드머니다. 이걸 안 챙기면, 내 블라인드는 남이 챙기는데 남의 블라인드는 못 챙겨서 칩이 조금씩 새어나간다.
블라인드 스틸이란? — 공짜 데드머니를 노리는 프리플랍 전략
블라인드 스틸(blind steal)이란 레이트 포지션에서 내 앞 플레이어가 전원 폴드했을 때, 손패가 강하지 않아도 레이즈로 들어가 스몰블라인드·빅블라인드(+토너먼트라면 앤티)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핵심은 두 가지 기대값이 겹친다는 점이다.
- •폴드 에퀴티: 블라인드가 접으면 나는 쇼다운 없이 즉시 블라인드를 챙긴다.
- •포지션 우위: 콜당해도 나는 뒤에 앉아 매 스트리트 상대 액션을 보고 결정한다.
포지션이 왜 중요한지가 모든 것의 토대다.어디서 스틸하나 — 스틸 3포지션
스틸이 성립하려면 내 뒤에 남은 사람이 적어야 한다. 뒤에 사람이 많을수록 누군가 좋은 패를 들고 있을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틸은 사실상 세 자리에서 이뤄진다.
버튼이 왜 특별한지는 버튼 포지션이 돈 버는 이유에서 더 깊게 다룬다. 스몰블라인드는 포지션이 불리한 특수 케이스라 스몰블라인드 역할을 따로 참고하면 좋다.
포지션별 스틸 레인지 + 사이즈 — 한 표로 정리
경쟁 글 대부분이 "약한 핸드로 넓게"까지만 말하고 구체적인 %를 안 준다. 아래는 6맥스 캐시게임 기준 표준 스틸 레인지다(상대 성향에 따라 조정 전 베이스라인).
| 포지션 | 스틸 레인지 | 오픈 사이즈(온라인) | 핵심 |
|---|---|---|---|
| 버튼 (BTN) | 40~50% | 2~2.5bb | 뒤에 2명뿐 + 콜당해도 포스트플랍 포지션 — 최고의 스틸 자리 |
| 컷오프 (CO) | 25~30% | 2~2.5bb | 버튼이 뒤에 있어 버튼보다 좁게 |
| 스몰블라인드 (SB) | 40~50% | 3bb·레이즈만 | BB와 1:1이라 넓게 열지만, 콜당하면 OOP라 실전 난이도↑ |
| 하이잭 (HJ) | ~20% | 2~2.5bb | 뒤에 4명이라 진짜 스틸 자리는 아님(경계선) |

스틸 사이즈 — 온라인과 홀덤펍은 다르다
같은 스틸이라도 어디서 치느냐에 따라 사이즈가 달라진다. 이걸 모르면 라이브에서 온라인 사이즈를 써서 다중 콜을 자초한다.
- •온라인: 2~2.5bb가 표준. 작게 열어 3벳당해 폴드할 때의 손실을 줄인다.
- •라이브·홀덤펍: 3bb 이상 권장. 콜하려는 사람이 많아 작은 사이즈는 여러 명이 따라오게 만든다. 스틸의 목적(단독으로 뺏기)이 깨진다.
- •앤티 있는 토너먼트: 앤티가 붙으면 매 판 테이블 가운데 쌓이는 데드머니가 1.5bb에서 약 2.5bb로 60% 넘게 커진다. 스틸 성공 보상이 커지므로 사이즈는 2~2.5bb(또는 더 작게)를 유지하되 빈도를 크게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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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했을 때 — 블라인드 디펜스와 리스틸
거의 모든 글이 "뺏는 법"만 다루고 "내 블라인드가 털릴 때"는 비워둔다. 하지만 스틸은 공수 한 세트로 익혀야 완성된다.
빅블라인드 디펜스 — 이미 낸 1bb 때문에 가격이 좋다
내가 빅블라인드인데 버튼이 스틸 레이즈를 했고 스몰블라인드는 폴드했다고 하자. 핵심은 나는 이미 1bb를 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버튼이 2.5bb로 레이즈하면, 나는 1.5bb만 더 내면 콜이다. 이때 팟은 버튼 2.5 + 내 빅블라인드 1 + 스몰블라인드 데드 0.5 = 4bb이고, 여기에 1.5bb를 더 내는 것이다.
리스틸(Re-steal) — 스틸을 되받아치는 3벳
상대가 넓은 레인지로 스틸한다고 읽히면, 콜 대신 리스틸(3벳)으로 되받아 블라인드+레이즈 금액까지 뺏을 수 있다.
- •대상: 스틸 빈도가 눈에 띄게 높은 상대. 넓게 열었으니 3벳에 접는 핸드가 많다.
- •레인지: 상대 스틸이 넓을수록 밸류 구간도 넓어진다 — 타이트한 상대엔 QQ+·AK지만, 40~50%로 스틸하는 상대엔 99+·AJs+·AQo+급도 명백한 밸류다. 여기에 균형용 블러프(수딧 A=A블로커, 수딧 커넥터)를 섞는다. 밸류로만 3벳하면 상대가 바로 읽는다.
- •리스틸의 구체 레인지·사이즈는
3벳 전략과 그대로 연결된다.
홀덤펍에서 스틸이 안 먹히는 순간
온라인 GTO 수치를 그대로 라이브에 가져오면 크게 다친다. 홀덤펍에는 스틸을 무력화하는 조건이 여럿 있다.
- •콜링 스테이션이 많다: 폴드를 잘 안 하는 상대에겐 폴드 에퀴티가 크게 줄어 스틸이 사실상 밸류 게임이 된다. 스틸은 상대가 접어야 성립하는데, 안 접으면 그냥 약패로 팟에 들어간 꼴이 된다.
- •단골이 내 패턴을 기억한다: 매번 버튼에서 열면 "쟤 또 스틸이네" 하고 디펜스·리스틸이 들어온다. 빈도 조절이 필요하다.
- •라이브 사이즈: 앞서 말한 3bb 이상. 작으면 다중 콜.
- •텔 노출: 약패로 스틸할 때 자세·베팅 속도가 달라지면 라이브에선 바로 읽힌다.
초보가 오해하는 5가지
오해 1 — 스틸은 아무 쓰레기 패로 레이즈하는 것 아니다. 콜당했을 때 플레이 가능한 핸드(수딧·커넥터·하이카드)를 넓게 고르는 것이지 72o까지 넣는 게 아니다. 버튼 40~50%지 100%가 아니다.
오해 2 — 블라인드 스틸은 치사한/나쁜 플레이 정규 전략이다. 안 하면 오히려 블라인드로 칩이 계속 샌다. 특히 스몰블라인드에서의 누수가 크다.
오해 3 — 스몰블라인드에서 림프로 스틸 림프는 빅블라인드에게 공짜 플랍과 레이즈 옵션을 준다. 그래서 림프는 정의상 '스틸'이 아니다. 이 글의 캐시·초보 기준에서는 SB에서 스틸하려면 레이즈-온리를 권한다. (고급자·토너먼트에선 SB 림프를 섞는 전략도 있지만, 초보는 레이즈/폴드 둘 중 하나로 단순화하는 게 낫다.)
오해 4 — 스틸은 당연히 성공한다고 가정 콜이 많은 라이브·펍에선 폴드 에퀴티가 급감한다. 이런 테이블에선 스틸 빈도를 낮추고 밸류 위주로 가야 한다.
오해 5 — 스틸당하면 무조건 폴드 빅블라인드는 이미 1bb를 냈으니 가격이 좋다. 약한 패라고 다 접지 말고 팟오즈로 넓게 디펜스하라. 프리플랍 폴드 기준 자체가 궁금하면 언제 폴드해야 하나를 참고하자.
FAQ — 자주 묻는 질문
마무리 — 스틸은 켜고 끄는 스위치다
블라인드 스틸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앞이 다 폴드한 순간 블라인드는 뺏으라고 놓인 공짜 데드머니라는 것. 둘째, 그건 상대가 접을 때만 성립하므로 테이블 성향에 따라 켜고 끄는 스위치라는 것이다.
포지션별 레인지(BTN 40~50%·CO 25~30%·SB 40~50%)와 사이즈(온라인 2~2.5bb·펍 3bb↑)를 기준으로 잡고, 당했을 때는 팟오즈로 넓게 디펜스하거나 3벳 리스틸로 응징하면 된다.
스틸은 포지션 게임의 꽃이다. 토대가 되는 포지션 전략과 버튼 포지션을 먼저 다지고, 전체 전략에서 스틸이 어디쯤 놓이는지는 홀덤 전략 완전정복 로드맵에서 순서로 확인하자.


